뮤지컬 시카고의 내용과 영화와 비교 및 리뷰

뮤지컬 시카고는 미국의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범죄와 쇼 비즈니스가 결합된 작품으로,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존 컨리와 프레드 엡이 극본과 가사를 맡았고, 밥 포시의 독창적인 안무 스타일이 돋보이는 뮤지컬입니다.

줄거리

시카고는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갇힌 두 여성, 록시 하트와 벨마 켈리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야망 넘치는 록시는 불륜을 저지른 후 남성을 살해하지만, 유명한 변호사 빌리 플린을 고용하여 무죄를 주장하며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됩니다. 반면, 벨마는 이미 한때 유명한 쇼걸이었지만, 록시가 주목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두 여성은 치열한 언론 플레이와 쇼 비즈니스적인 요소를 활용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결국 법정에서 성공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아 쇼 비즈니스에 복귀하려 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극이 아니라, 대중의 관심과 언론 조작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풍자적으로 보여줍니다. 화려한 음악과 관능적인 안무, 그리고 블랙 코미디적 요소가 조화롭게 섞여 있어 독특한 매력을 자아냅니다.

영화와의 비교

2002년 개봉한 영화 시카고는 뮤지컬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영화적 요소를 가미해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영화는 록시의 상상 속 장면들을 활용하여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연출을 보여주며, 뮤지컬보다 서사적으로 더욱 밀도 있게 전개됩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여성 캐릭터들의 강인하고 야성적인 면이 강조되었으며, 섹시함뿐만 아니라 주체적인 인물로서의 매력을 극대화했습니다. 르네 젤위거(록시 역), 캐서린 제타 존스(벨마 역), 퀸 라티파(마마 모튼 역) 등 배우들의 열연과 강렬한 퍼포먼스는 뮤지컬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반면, 뮤지컬 버전에서는 이러한 강렬한 여성상이 다소 약화되고, 섹시한 매력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셀 블록 탱고’ 장면에서 영화는 강렬한 단체 군무와 개별 서사가 돋보였지만, 뮤지컬에서는 그 장면이 단순한 퍼포먼스로만 표현되어 아쉬움을 남깁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전개 방식이 더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뮤지컬은 다소 함축되어 있는 부분이 있어 뮤지컬을 먼저 본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재미있게 관람하기 위해선 영화를 먼저 보고 뮤지컬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후기

시카고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작품이지만, 최근에는 쇼츠 영상으로도 명성을 얻으며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올 댓 재즈(All That Jazz)’와 ‘셀 블록 탱고(Cell Block Tango)’ 등의 장면은 짧은 영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재림 배우의 복화술 장면과 부채춤 장면이 쇼츠 영상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공연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시카고는 기본적으로 록시와 벨마라는 여성 주인공 투톱이 이끄는 공연이며, 최재림이 맡은 빌리 플린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빌리 플린이 중요한 역할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록시와 벨마의 관계와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때문에 빌리 플린을 메인 주인공으로 기대하고 공연을 본다면 아쉬움이 남을 것입니다. 

뮤지컬 시카고는 단순한 범죄극이 아닌, 대중의 심리를 이용하는 미디어와 쇼 비즈니스의 어두운 이면을 풍자적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버전이 뮤지컬보다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여성 캐릭터들의 야성적인 매력이 보다 돋보였다고 느꼈습니다. 뮤지컬이 섹시함에 더 집중했다면, 영화는 여성들의 강인함과 도전 정신까지 효과적으로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시카고는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으며, 그 독특한 안무 스타일과 재즈 음악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클래식한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뮤지컬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한 번쯤 꼭 경험해 볼 가치가 있는 공연입니다. 재즈 음악의 뮤지컬은 많이 없어서 이에 관심이 있다면 시카고를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